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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노믹스'의 변신, 과연 무엇이 진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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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건 조회 2,156회 작성일 12-03-24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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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노믹스'의 변신, 과연 무엇이 진짜인가?

[우리가모르는 박근혜⑤] '줄푸세'-'원칙있는 자본주의'-'생애주기별 복지'까지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입력 2012-03-20 15:58:55 l 수정 2012-03-21 08:18:10

"저는 1997년 IMF로 흔들리는 나라를 반석 위에 다시 세우는 데 일조하고자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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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낸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임다'에서 자신의 정치 입문 계기가 IMF외환위기였다고 밝혔다. 지난 2월 7일 15대 때 보궐선거로 당선된 뒤 내리 4선을 한 지역구인 대구 달성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할 때도 박 위원장은 "1997년 IMF 사태를 맞아 저를 정치에 입문하게 해준 정치적 고향이 달성군"이라고 언급하며 IMF외환위기를 거론했다.

10년 뒤인 2007년 대선에서 박근혜 위원장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예의 '줄푸세' 공약을 내걸었다. "노무현 정부 5년의 경제파탄"을 거론하며 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는 것이었다.

5년 뒤인 올해 12월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위원장이 장악한 새누리당은 지난 1월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이름 붙인 새 정강정책을 선보였다. 기존 "큰 시장, 작은 정부의 활기찬 선진경제" 조항을 삭제하고, "공정한 시장경제질서 확립을 통한 경제민주화" 조항을 신설했다. '7.4.7'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의 성장지상주의.시장만능주의, '비즈니스프렌들리'로 표방된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박근혜의 '정치'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안보와 경제 중 경제 분야에서 박근혜 위원장의 경제철학이나 정책, 즉 '박근혜노믹스'라고 부를 수 있는 일관된 흐름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우선 정치 입문 초기 박 위원장의 경제관을 드러난 자료를 중심으로 보면 초기에는 이렇다할 실마리를 찾기는 쉽지 않다.

정치 입문 직후인 15대 국회에서는 초선임에도 한나라당 부총재를 지냈지만 이회창 당시 총재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16대 때는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경제' 보다는 '안보'에 방점을 둔 의정활동을 해왔다. 이공계 출신이라는 명분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을 지냈지만 정책 보다는 한나라당 탈당과 복당, 2002년 대선을 거치며 TK지역에 머무르는 '지역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왔다. 탄핵 국면에서 대표를 맡아 2004년 총선을 치른 뒤에도 '경제'보다는 사학법.국가보안법 개정 반대 등 2006년 한나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노무현 정부와의 '이념투쟁'에 집중했다. 국회 상임위도 국방위원회, 행정자치위원회 등 16대에 이어 주로 안보.법질서 쪽을 강조하는 데 치중했다.

국민들이 박근혜의 경제관을 직접적으로 접한 계기는 2007년 대선이었다.

'줄푸세' 공약은 앞서 밝힌대로 "경제를 망친" 노무현 정부와의 대척점에서 나온 것이지만 기원은 완고한 신자유주의의 원조인 대처리즘과 다를 바 없었다. "사회는 없다. 오직 국가와 가족만 존재할 뿐"이라는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대처리즘의 핵심은 감세와 작은국가였다. 앨버트 허시먼 프린스턴대 고등연구소 석좌교수는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에서 "정치.사회.경제 질서의 일부를 향상시키려는 어떤 의도적인 행동도 행위자가 개선하려는 환경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게 대처식 신자유주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기조하에 종합부동산세 소득세 등 노무현 정부 시기 일부 나왔던 증세 움직임을 저지하거나 무력화시킨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2007년 대선에서 본격적인 '박근혜노믹스'를 발표했다.

당시 박 후보의 '줄푸세' 공약은 구체적으로 ▲5년내 국민소득 3만달러 ‘5년내 국가경쟁력 세계 10위’ ▲법인세 인하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한미FTA 찬성 ▲1가구 1주택자 종부세·양도세 완화 등이었다. 이명박 당시 후보의 '747' 공약과 거의 일치하는 내용이었다. 이때문에 당시 대선에서 이 후보측은 "경제전문가인 이 후보가 실천능력이 있다"는 전략을, 박 후보측은 "경제전문가(이명박)와 경제지도자(박근혜)는 다르다"며 이 후보를 '토목건설 전문가'로 격하시키는 전략을 펼 정도였다.

박근혜

지난 2007년 6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갖고 17대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박근혜 위원장의 급격한 변신은 놀랄만 하다.

변화의 조짐은 18대 국회 전반기에 상임위로 보건복지위원회를 택할 때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박 위원장의 복지위 선택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복지분야에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복지위 의정활동의 초점은 이른바 '복지전달 체계'문제게 맞춰졌다. 예를 들어 "읍·면·동에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 1명이 2천명을 담당하고 있는데 아무리 정책이 좋아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복지 전달 체계에 문제가 많다"는 식이었다. "작은 정부를 사회복지를 줄이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박 위원장이 당시 즐겨 쓰던 말이었다. 이 시기 박 위원장은 학자들과 독일식 사회안전망과 복지정책에 관해 공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복지예산은 매년 크게 늘었고, 기초생활보장제도 같은 중요한 제도들도 도입되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과거보다도 만족도가 더 낮아졌다고 한다. 그 이유는 제도의 문제점과 복지전달체계의 문제점, 두 가지 때문이다."(2008.10.6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경제발전의 최종목표는 소외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의 행복공유에 맞춰져야 합니다.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disciplined capitalism)로 시장경제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될 소지를 미연에 방지해야 합니다"(2009.5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

"저는 국민연금의 가장 큰 문제는 사각지대와 낮은 급여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가져오는 게 '사업장 관리' 문제와 '적용제외 제도'입니다. 저는 사업장 관리만 철저히 해도,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문제는 절반 이상은 해소될 수 있다고 봅니다"(2009.10.20 국민연금 국정감사)

전반기 복지문제에 관심을 가진 박근혜 위원장은 18대 국회 후반기에는 상임위를 기획재정위원회로 옮겨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 6월 기재위에 처음 출석한 박 위원장은 "경제정책 운용에서 국민 화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경제정책 운용의 주안점을 성장률뿐 아니라 서민과 젊은층에 도움이 되는 데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양극화 심화와 국가재정 악화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었다.

"소득 분배 구조가 악화하고 중산층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사회 통합도 악화됩니다. 경제위기 극복에 치중하면서 좀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엔 소홀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적 서비스 산업의 비중을 더 늘린다거나 영세 중소기업의 구실을 증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늘 문제가 있는 원청기업의 불공정 거래 근절에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2010.6.21 국회 기획재정위위원회)

박 위원장은 지난해 9~10월에는 전반기 복지위 시기 제기했던 국민연금.기초노령연금 등 사회보험 개선 관련 발언을 기재위 국감에서 쏟아냈다.

특히 복지정책과 관련 지난해 2월에는 '생애주기형 복지' 구상을 담은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른바 '박근혜 복지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복지 전달체계'와 빈곤층 복지확대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었다. 그러나 복지재정을 위한 증세나 세수확보 등 이른바 복지의 전제조건에 대한 얘기는 빠져 있었다.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 당권을 장악한 뒤 박근혜 위원장은 갑자기 경제민주화를 꺼내들었다. 김종인 비대위원을 영입하고 '경제 민주화’를 명문화하고 복지와 일자리를 최우선 순위에 둔 새 정강·정책을 내놨지만 정작 내용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익 추구 행위와 무분별한 중소기업 영역 침해, 불공정한 하도급 관행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어렵게 하는 일들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2.15 정당대표연설)는 수준에 그쳤다. 이는 "사회와 조화가 안 되는 기업의 나쁜 행동이 자제가 안 되면 일정 부분 규제가 필요하다"(이한구 의원)는 것으로 경제민주화라기보다는 법질서 확립 쪽에 초점을 맞춘 인상이 짙다.

노동 분야에서는 "정규직에게 지급되는 현금과 현물에 대해 비정규직에게도 동일하게 지급하도록 하겠다"며 "2015년까지 국가, 지자체,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고용을 전면 폐지하고, 사내 하도급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보호와 차별 해소를 위해 법 제정을 새롭게 추진하겠다"는 언급 뿐이었다.

IMF위기를, 노무현을, 이명박을 극복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하고 두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정치으로써 국민들이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재벌.중소기업 정책, 산업정책 등 경제 뿐만 아니라 복지.노동 등을 아우르는 작동가능한 '박근혜노믹스'의 실체를 좀 더 명확히 드러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경제민주화, 복지를 강조하는 박근혜 위원장의 변화가 양극화 해소와 복지를 외면하고는 양대 선거에서 명함도 내밀기 힘들 정도가 된 국민들의 인식 변화 때문에 나온 선거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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