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북어국 -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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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어국 - 김선우
길 가다 한 사내 보았는데
글쎄 낯이 익어
한 천 년 된
마음은 뜨거웁고
건널 수 없던 서늘한 내는 깊어
꽃잎 한 장
나부껴 떠오더라는 얘긴데
이 생에 어긋나면 어느 골짜기 바람이 될까
만취한 사내
아랫목에 누이고
북어를 땅 땅 두드렸다는데
부끄러이 내 껍질
벗고 여윈 살점을 추려
더운 국물 한 사발 끓여 올렸다는데
한 천 년
곰삭여 온
깊은
잠 달디달게 자고 일어났더니
내가 없더라는 얘긴데
밥상머리에
정갈하게
내 뼈만
소복소복 쌓였더라는 얘긴데
눈부신 빈 사발
그제사 찰랑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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