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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농 무 / 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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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 무 / 신경림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 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쪼무래기들 뿐


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산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날나리를 불꺼나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꺼나.

 

 

 

 

 

 <창작과 비평>(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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