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것 같으니 또 추억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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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은 그래도 좀 덜 추웠지요?
입춘도 지나고 날이 점점 따뜻해지니 봄 기분이 약간 나려고 합니다.
봄 하면 소개팅이니까 거기 얽힌 추억팔이. (비약이 심하다)
먼 옛날에 소개팅을 빙자한 선을 보러 나갔었습니다.
그쪽에선 저를 무척 마음에 들어했나 봅니다.
첫 만남 다음날 주선하신 분이 전화를 주셔서
여름에 상견례를 하고 가을의 신부가 되면 어떻겠냐고 하셨거든요. 5월이었는데.
저는 첫 만남에 그저 그랬고, 때문에 상대방의 추진력이 무서웠지만
세 번은 만나봐야 안다는 주변의 권유에 한번 더 나가봤더랬습니다.
변명을 하자면 그런 만남을 처음 해 봤기에 뭘 잘 몰랐던 게죠.
그리고 두번째 만남에서 세번째까지 가면 홧병 걸릴 것 같은 확실한 느낌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그때 상대방은 실제로 그랬는지, 아니면 제 마음을 돌리기 위해 그랬는지
현재 무교인데 교회를 다녀볼까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시겠지만 교회에서는 이런 사적인 중요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특히 소위 결혼 적령기에 도달한 청년들의 연애와 결혼 관련 이벤트에 대해서는
좀더 밀착마크하는 경향이 있죠.
이 이야기를 털어놓았더니 모든 사람들이 일단 교회에 한번 데리고 오라는 겁니다.
데려와서 '영혼 구원' 해 놓고 그 다음엔 계속 만나든지 거절하든지 맘 가는 대로 하라더군요.
근데 무교인 남자 입장에서 만약에 그런 식으로 교회까지 온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하니까 여자의 마음을 얻을 거라는 기대를 안 하겠습니까?
그리고 저는 양심상 바로 거절해버릴 수 있겠어요?
만약 교회 데려와놓고 바로 차 버리면
여성성을 미끼로 교회로 낚은 다음에 홀라당 버리는 나쁜 년이 되는 건데.
또 그땐 신자였기에 그런 식으로 하면 교회 이미지도 안 좋아질 게 걱정되더라고요.
그렇다고 계속 만나자니 진짜로 홧병 걸릴 것 같고.
남자가 마음에 안 들면 바로 거절통보를 해 주는 게
가장 깔끔하고 인간적인 방법인데
그 상식적인 행동을 하면 종교 안에서는 '영혼 구원' 에 관심이 없고
한 영혼이 지옥으로 가든 말든 내 좋을 대로만 하는 이기적인 인간이 된다는 모순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딜레마를 벗어나 상식적인 삶을 살려면 그 종교의 프레임을 벗어던지는 것밖에 방법이 없고요.
예전에 어떤 이쁘장한 여자애가 여러 남자 선배들에게 각각 찾아가
'오빠~할 말이 있으니 몇 시에 어디로 나오세요' 해서
남자 선배들이 기대감을 갖고 나갔더니 '찬양 축제' 장소였다는 얘기를 들었지요.
무려 목사가 설교 시간에 '영혼 구원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는 주제로
자랑스럽게 얘기하던 실화입니다. 저도 아는 여자애에요.
10년도 넘은 일이니 얘기해도 되겠죠.
저는 그 사람에게 짧게 거절통보를 했습니다. 제 상식과 양심에는 그게 맞더군요.
그 일로 바로 교회를 나온 건 아니었지만 그런 일들이 쌓여 마음에 균열을 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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